한동훈과 조국, 누구의 출마가 더 위력적일까?
같은 선거구에서 맞붙을 가능성은
제22대 국회의원 총선을 10개월 앞두고 여야 정치권을 비롯한 국민들의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윤석열의 남자’인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문재인의 남자’,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출마여부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여권 내부에서 일찌감치 ‘총선 차출론’이 제기된 상태다.
반듯한 외모에 딱 부러지는 논리 등 신언서판(身言書判)으로 한동훈은 수도권과 MZ 등 젊은세대에 어필할 수 있는 최고의 정치상품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 1위를 달리고 있다.
조국 전 장관은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에 이어 이재명 대표체제로 이어지는 민주당의 상징적 존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중 교수 조국을 대통령감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런 조국을 문재인은 민정수석, 법무부장관으로 발탁해서 검찰개혁, 검수완박을 밀어부쳤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조국이 자신의 후계자가 되길 바랐다고 한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이 조 전 장관을 만나 “마음의 빚” 운운한 것은 자신 때문에 풍비박산이 난 조국 일가에 대한 단순한 부채의식 이상의 의미가 담긴 것으로 받아 들여진다.
조국 전 장관은 자신의 내년 총선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는 최근 문 전 대통령을 사저로 찾아가 만난 사실을 공개하는 SNS에서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되고 폄훼되는 역진과 퇴행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걸어 나가겠다"고 했다.
이런 상황을 놓고 한 정치평론가는 “출마가능성이 200퍼센트”라고 장담했고,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신당을 창당해서 광주에 출마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현재 자신의 출마문제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않고 있다. 한 장관의 출마문제는 전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뜻에 달렸다고 봐야한다.
김기현 대표 등 여권 핵심부에서 내년 총선에 한동훈이라는 인물이 필요하다며 징발을 요청하고, 윤 대통령도 이에 동의해서 출마를 권할 경우 두 사람의 관계상 한 장관이 “나는 정치가 싫다”면서 거절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동훈 장관은 지난 1년간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치열한 설전을 벌이면서 탁월한 정치적 재능과 더불어 상당한 정치성까지 보여준 바 있다. 여기에 내년 총선 결과에 윤석열 정부의 운명 뿐 아니라 검수완박 문제 등 법조인으로서 자신의 사법적 신념까지 좌우될 상황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총선출마를 거절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교로운 것은 조국 전 장관 뿐 아니라 한동훈 장관 스스로도 인정했듯이 그들의 ‘화양연화(花樣年華)’,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이 문재인 정부 때였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권 초기, 문 전 대통령과 조국 전 민정수석이 선택한 ‘정권의 칼’이 ‘윤석열-한동훈 패키지’였기 때문이었다.
주목되는 것은 두 사람 모두 총선에 출마할 경우 지역구, 특히 같은 선거구에서 맞붙을 가능성이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조국 전 장관이 신당을 창당해서 광주에 출마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두고보라”고 했지만, 민주당 안팎에서는 고개를 가로젓는 분위기다.
이와관련, 조 전 장관과 같은 연배로 서울대 운동권에서 인연이 깊은 민주당의 현역의원은 “조 전 장관은 지난번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명확하게 이재명 후보 지지의사를 밝힐 정도로 친명에 가깝고 민주당내 친명계 의원들이 누구보다 앞장서 조국 수호에 나섰는데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내에서는 조국 전 장관이 태어나 초 중고교를 다닌 부산이나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지역 출마가능성을 높게 보고있다. 부산경남(PK)은 민주당의 세가 약한 ‘험지(險地)’이기 때문에 출마의 명분도 살릴 수 있다. 실제 최근 민주당의 부산지역 지역위원장들이 조 전 장관을 만나 “내년 총선에서 바람을 일으켜 달라”며 출마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태생 및 출신 초중고교 등 연고가 서울 강남지역이다. 하지만 서울 강남은 여당인 국민의힘의 초강세 지역이기 때문에 한 장관이 차출돼 지역구로 출마하게 될 경우 서울 강북이나 경기 남부 등 험지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180석을 가져가면서 현재 서울 강북이나 경기 남부에는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하지만 여당이 한 장관을 지역구 출마가 아닌 비례대표 후보로 세우고 전국을 도는 유세, 바람몰이에 활용할 가능성도 높다. 반면, 민주당은 가족비리로 재판중인 조국 전 장관을 비례대표 후보로 활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동훈과 조국 두 사람의 출마여부 및 지역구 선택, 당락 여부는 차기 대선구도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결국 한동훈 조국 두 사람 모두 내년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은 매우 높은 상황이지만 막상 두 사람이 같은 지역구에서 격돌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상호 기자
출처 : 펜앤드마이크(http://www.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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