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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n스토리] "재판 당사자는 국민" 10년 연속 우수법관 김문관 판사

20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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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할 때 '짜증금지' 메모 붙이기도…"공감과 경청·선입견 배제 노력"

김문관 부장판사
김문관 부장판사

[촬영 박성제]

(기사제공=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재판을 할 때 '짜증금지'라는 메모지를 붙여 놓고 재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균형감각,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애씁니다."

지난 9일 김문관(58) 부산고법 행정2부 부장판사는 전국 각 지방변호사회가 실시한 법관 평가 제도에서 10년 연속 '우수 법관'으로 선정된 소감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2013년부터 우수 법관으로 꼽힌 김 판사는 부산을 포함해 울산, 대구로 지역을 옮겼을 때도 우수법관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재판의 당사자는 국민들"이라며 "그러한 당사자를 대리하거나 변호하는 변호사들이 여러 차례 과분한 평가를 해 줬다"며 소회를 밝혔다.

김문관 부장판사
김문관 부장판사

[촬영 박성제]


지난 10년 동안 김 판사가 우수 법관으로 선정된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웃음을 내비치며 "당연히 특별한 비결은 없다"며 "굳이 언급하자면 '친절하고 부드럽게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재판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정에서 사건 당사자를 바라보며 그들의 구체적인 주장을 경청하고, 선입견을 배제해 전혀 다른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보려고 매번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어느덧 부장판사에 접어든 김 판사이지만, 그는 지금도 재판 연구원들 10여명과 격주로 판례 스터디를 한다.

김 판사는 "더 공부하길 원하는 재판 연구원들에게 판례와 관련된 법적 지식을 알려주며 함께 토론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젊은 재판 연구원들에게 오히려 새로운 영감을 얻기도 한다"고 웃음을 내비쳤다.

부산고법.지법.가정법원
부산고법.지법.가정법원

촬영 조정호. 부산고등법원, 부산지방법원, 부산가정법원. 거리 전경

물론 매주 숙명처럼 다가오는 재판에 정신적, 육체적으로 버거울 때도 있다.

김 판사는 "특히나 판사는 연차가 쌓일수록 어렵고 중요한 사건을 맡게 되기 때문에 어깨가 더욱 무겁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한 와중에도 자기 삶의 의미와 보람을 찾을 수밖에 없는 직업이 판사"라며 "결국 남은 기간 지치지 않고 매주 맞이하는 재판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이라고 말했다.

김문관 부장판사
김문관 부장판사

[촬영 박성제]

김 판사는 일부 시민들이 느끼는 법원의 높은 문턱에 대해서도 법원이 먼저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변호사회 평가지를 보면, 일부 법관들의 경우 '사건 당사자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했다', '짜증을 내거나 말을 짧게 하라고 한다'는 의견을 받아 낮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김 판사는 "재판장이 당사자 등에게 모욕적인 언사 등을 해서 안 된다는 원칙에 대해서는 판사 모두 공감할 것"이라며 "최근 법원에 대한 불신이 개별 재판에서도 종종 확인되는데, 재판장과 법원 차원의 '경청'과 '공감'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이 가진 우려와 불신을 해소하지 못한 것은 결국 법원의 책임이므로 재판 과정에서 당사자들의 호소를 잘 듣고, 파악한 내용과 쟁점을 공개 법정에서 잘 드러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후배 법관들에게 "판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힘든 직업이지만, 업무에서 보람을 찾고 자긍심을 느낀다면 더 큰 성취감과 재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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