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엠] 이성빈의 데스크 시선 – 동상이몽(同床異夢)은 파멸이다!
(사진제공 = 이성빈, 아이뉴스엠 편집국장겸논설실장)
정치는 타이밍이다. 총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윤대통령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의료개혁이 도마위에 올랐다. 처음 예상과 달리 의료계의 저항이 만만치 않은 것도 있지만 의대증원 숫자 2000명 고정이라는 카드로 밀어붙이다 보니 대화와 협상의 타이밍을 놓친 것이 더큰 판단 오류로 보인다.
정치와 정책을 구분하지 못하면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여러 가지 변수에 발목이 잡힐 수도 있다는 점을 윤석열 정부는 잊어서는 안된다.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갖고 아무리 좋은 방법을 통해 일을 추진한다고 해도 어디선가 일어날 불측의 상황에 대비하지 못한다면 한 순간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는 자신의 신념과 소신을 벼랑끝까지 밀어붙여 관철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그로 인해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잃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정책은 그 기본이 ‘유연성’이다. 아무리 정책집행자의 의지가 강력해도 그 정책으로 인하여 얽혀있는 수많은 이해관계인들의 보편적인 동의를 이끌어 내지 못하면 정책과 무관한 제3자가 피해를 볼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정책집행자가 오히려 역공을 당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번 총선이 갖는 중량감은 과거 어느 선거와 달리 어쩌면 ‘국운’이 달려있다고 할 정도로 중요하다. 적어도 이 기간만큼은 정부와 여당은 다른 이슈를 만들지 말고 정책집행과 언행에 조심해야 하는 것이 총선을 위해 힘을 보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최근 호주대사임명건이나 황상무수석의 발언, 급기야 야심차게 진행중인 의료개혁추진 등 으로 총선에 부담을 준 것은 부인 할 수 없다. 앞의 2가지 이슈는 차치하고 의료개혁문제는 전체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급 이슈다.
그동안 역대 정부 모두 실패했던 이 정책을 윤석열정부가 해내겠다는 의지와 포부는 가상하지만 이 이슈가 총선이 턱밑까지 와 있는 이 시점까지 분열과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면 과연 의료개혁은 총선 후에 하면 안되는 것인지 윤석열 정부에 묻고싶다. 대통령의 의지와 대의에 대해 딴지를 걸고 싶은 마음은 없다. 결국 타이밍이다. 물론 이번 의료개혁을 통해 국민적인 신뢰를 얻어 총선에 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그런 생각이 있었다면 지금보다는 좀더 유연하게 대응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결국 서로가 물러 설 수 없는 상황까지 몰리면서 정부여당의 비대위원장이 대통령에게 유연함을 요구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야당은 의료개혁 총론에는 동의하면서도 각론에서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것도 감지된다. 총선이 거의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며 잠잠했던 민생이슈가 이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물가, 부동산 관련 경제이슈와 의료개혁이 그것이다. 특히 의료개혁은 시간이 장기화 되면서 국민들 고통이 극에 달하고 있다. 정치는 생물처럼 살아 움직이는데 정책이 고정불변이라면 그 결과는 보나마나 한 것이다. 이제는 ‘유연함의 힘’을 발휘할 때다. 여러 가지 변수 중 가장 치명적인 것이 물처럼 흐르는 민심의 방향이 당분간 그 흐름이 순행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정부와 여당의 동상이몽이 지금은 반드시 수면 아래 있어야 하는 이유다. 자칫 방심하다가는 공멸할 수도 있음을 기억하자. 권력의 속성이 불가분임은 삼척동자도 안다. 지금은 그것을 물 밑에서 잘 관리해 총선에만 집중해야 한다. 총선에서 좋은 결과를 받아쥔 후 논공행상과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정부 출범 후 단행하지 못했던 ‘신적폐청산“ 카드 역시 아직 유효하다. 이것도 총선 결과가 결정할 것이다. 여러모로 변수와 변화가 상존하는 요즘이다.
아이뉴스엠 편집국장겸 논설실장 이 성빈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