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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 한글학교 세운 정호현 교장 "한류 이끌 인재 육성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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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재단 지원받아 9월 초 개교…청소년·일반인 180명 학생 몰려

"한인 후손에게 정체성 심어주고, 한-쿠바 가교 되도록 돕겠다"

쿠바 한글학교 세운 정호현 교장
쿠바 한글학교 세운 정호현 교장

[정호현 제공]

(기사제공=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쿠바 한인 후손뿐만 아니라 한국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제대로 알려 양국 가교 역할을 하는 인재로 육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지난 9월 5일 쿠바 수도 아바나의 한국문화센터에서 개교한 한글학교를 이끄는 정호연(50) 교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인 후손들이 한국어를 배워 통역·가이드가 되고, 장기적으로는 한국학 연구자도 나올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쿠바에는 현재 1천여 명의 한인 후손이 거주하고 있다. 쿠바에 한인이 처음 정착한 것은 1921년 3월 25일이다. 멕시코에 살던 한인 277명이 새로운 희망을 품고 쿠바 땅을 밟았고, 이들은 에네켄(애니깽·용설란의 일종) 농장에서 일하며 뿌리를 내렸다.

100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대부분 현지화됐지만, 아바나의 한국문화센터(이전 한인후손문화원)를 중심으로 한인 커뮤니티를 형성해 명맥을 이어왔다.

2014년 쿠바인 남편과 결혼하면서 한국인 최초로 영주권을 획득한 정 교장은 쿠바를 알리는 영상을 만드는 다큐멘터리 감독이기도 하다.

쿠바에는 2012년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하바나국립대에 한국어 강좌를 개설해 2018년까지 운영했고, 한인 후손들이 한국어 교실을 운영하기도 했으나 열악한 재정 상황 등으로 문을 닫았다.

이번에 문을 연 한글학교는 재외동포재단의 지원을 받아 주멕시코 공관으로부터 재외교육기관 등록증을 받은 공식 학교다.

9월 초 개교한 쿠바 한글학교 수업 장면
9월 초 개교한 쿠바 한글학교 수업 장면

[쿠바 한글학교 제공]

학교가 들어선다는 소문을 듣고 문의가 쏟아졌고 180명이 등록해 7개 기초반과 중급과정 2개 반으로 학급을 편성했다. 한인 후손뿐만 아니라 한류 팬들도 몰려 중고생·대학생이 20%고, 나머지가 일반인이다.

한국어 교재는 세종학당재단이 지원했고, 멕시코 한글학교에서도 교육 교재와 학교 비품 등을 후원했다.

정 교장은 "2개 교실을 운영하는데 쿠바인 교사 3명과 현지 거주 한국인 3명이 특별교사로 봉사를 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단순 물품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교육에 필요한 각종 물품을 해외에서 지원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대규모 원유 저장 창고 화재로 극심한 전력난도 겪고 있어 개교일부터 정전사태를 맞았고, 에어컨을 쓸 수 없어 찜통에서 수업하는데도 다들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열심"이라고 뿌듯해했다.

정 교장은 개교를 적극적으로 지원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미카리브협의회가 발전기를 지원해주기로 해 마음이 든든하다고 했다.

그는 "K-드라마가 너무 좋아서 한국어도 배우고 기회가 되면 한국에도 가보고 싶다는 학생들이 많다"며 "한국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한국 문화 수업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는 10월 8일에는 한글날을 기념해 '쿠바 청소년 꿈 축제'로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열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한국문화센터와 함께 '한국 문화 주간 행사', '한류 팬클럽 행사 지원', '쿠바 도서 박람회에 한국 부스 개설' 등에도 나선다.

정 교장은 "쿠바에는 '아르코'(ArtCor), '쿠바아모코레아'(CUBAamoCorea) 등 여러 개의 한류 팬클럽이 활동하고 있으며, 쿠바중앙TV에 'K-팝' 세션이 있고 매주 2시간씩 K-팝만 틀어주는 채널도 있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그는 "지금은 미수교국이지만 조만간 한류 영향으로 한국과 본격적으로 가까워질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그때를 대비해 학교가 한국 문화를 발신하는 중심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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