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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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돕기 위해 가상화폐 관련 기술을 불법으로 전수한 혐의로 미국에 의해 기소된 영국인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체포됐으나 본인은 억울함을 주장하고 있다고 영국 더 타임스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 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가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기소한 크리스토퍼 엠스(30)는 올해 2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떠나려다가 붙잡혔으며 현재 인도 관련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연방수사국(FBI) 지명수배자 명단에도 오른 그는 영국으로 돌아와서 미국 범죄인 인도에 맞서 법적 다툼을 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엠스는 4월 25일 스페인 출신의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47)와 함께 미국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2019년 4월 북한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평양에서 블록체인·가상화폐 콘퍼런스를 개최하면서 미국의 가상화폐 전문가 버질 그리피스를 섭외해 미 당국의 눈을 피해 그의 행사 참석을 주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더 타임스는 이 콘퍼런스에서는 단순 구글 검색으로 찾아낼 수 있는 수준 이상의 정보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엠스와 그리피스는 '블록체인과 평화' 주제 합동강연에서 제재 국가들을 위한 가상화폐의 잠재적 유용성에 관해 얘기하고 북한에 이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설명했지만 자세한 기술 정보는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 검찰은 카오 데 베노스와 엠스가 콘퍼런스를 공동 조직했다고 지적했지만 엠스는 강연만 했을 뿐이라고 부인했다.

그는 2018년 링크드인에서 카오 데 베노스의 연락을 받고서 콘퍼런스에 관해 처음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재 법을 어길 수 있다는 걸 몰랐다"며 "이름을 알리려는 목적이었는데 결과가 정말 잘못됐다"고 말했다.

엠스는 평양에서 돌아오다가 런던 개트윅 공항에서 붙들려서 경찰 심문을 받았고, 그해 말에는 거주하던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보안당국 관계자들을 두 차례 만났지만 며칠 후 이들은 사건을 더 다루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이듬해 1월 그리피스가 미국에서 기소되면서 엠스는 공모자로 올라갔다. 미 검찰은 이때도 큰 관심이 없어 보였지만 작년 9월 그리피스가 형량을 낮추는 대신 유죄를 인정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엠스의 변호사는 미국이 제재 법안을 외국인들에게 창의적으로 확대 적용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엠스는 앞으로 미국을 상대로 유엔 재판소에 자유박탈에 관해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그는 "이대로 미국에 가서 유죄를 인정할 순 없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계속 이렇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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